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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676 호 동물권, 무시가 아닌 존중해야 할 권리

  • 작성일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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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시선뉴스)


복제견 메이로 드러난 동물실험의 민낯


 지난 4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실험견 '메이'의 추모식이 열렸다. 비글종 복제견인 메이는 서울대학교 수의대 이병천 교수의 연구실에서 실험에 이용되다가 학대를 당해 숨진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복제견 메이의 앙상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퍼지면서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동물학대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지난 4월 18일 연구를 중단시키고 실험 과정에서 동물 학대 여부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도 이 교수 연구팀의 실험 중 폐사한 실험견이 더 있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동물실험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묵인하던 동물 실험 문제를 수면위로 드러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실험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실험동물의 수가 증가해 재작년인 2017년에는 총 약 300만 마리 이상이 실험에 이용되었다. 특히 사역 동물을 실험에 이용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는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줄여나가는 추세를 역행하는 모습이다. 유럽연합의 경우, 2013년부터 화장품실험에 대한 동물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시키기고 있다. 법으로 동물실험을 규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동물보호법이과 실험동물보호법이 존재하지만 내용이 추상적이고 강제할 수 있는 규범이 없다는 점 등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병천 박사의 동물실험의 경우에도 동물보호법의 허술한 안전망을 빗겨나간 사례에 해당한다. 해당 법에는 사역 동물의 실험을 금지하고 있지만 예외조항으로 교육기관을 두고 있어 서울대학교 소속의 이병천 박사 팀이 사역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실질적인 동물 보호가 가능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물의 생명권을 보장해야하기 때문에 조금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동물은 인간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물론 모든 동물실험이나 연구를 법으로 감시하고 제재할 수 없다. 그러나 동물이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라는 점을 인지하고 보다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연구자 및 실험관계자의 윤리성이다. 철학자 피터싱어는 동물의 권리보장을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로 인간의 행복만을 중요하게 취급하는 인간중심주의는 일종의 인종차별주의와 다르지 않으며, 동물도 인간과 같이 쾌고감수능력을 지니므로 그 권리를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그의 이야기처럼 동물은 정당한 권리를 가지므로 동물실험을 직·간접적으로 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윤리적 책임이 요구된다. 연구자에 대한 윤리교육이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인간과 동물이 조화로운 공존을 이루어야할 때


이러한 동물실험에서의 동물학대 논란은 실험동물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동물 생명이 아닌 기계적인 수단으로서 인식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동물은 우리 환경의 일부라는 점에서 그리고 인간이 동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 이를 반영한 개념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One-health (하나의 건강), One-welfare(하나의 복지)가 있다. One-health는 인간, 환경, 동물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과 동물, 환경이 하나의 생태계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결코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One-welfare란 인간과 동물의 복지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라 것을 의미한다. 인간과 동물의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과 동물의 하나의 복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이 요구된다. 주변 사람들과 동물보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며 의사소통해야한다. 그 이야기들이 모여 토론과 협상으로 나아가고 결국 동물을 함부로 다루는 사람들에게까지 도달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또한, 지금은 펫코노미(Pet+Economy)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반려동물이 우리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한 시대이다. 반려동물이 가족구성원의 일부로서 소중한 존재인 것처럼 다른 동물들도 소중한 생명이라는 점을 인식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