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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673 호 당신의 소비가 환경을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 작성일 20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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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144
이희수

 최근 환경을 보호의 목적에서 플라스틱 컵의 대안으로 텀블러를, 비닐봉지의 대안으로 에코백 사용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텀블러는 1000번 이상, 에코백은 100번 이상 사용해야 플라스틱에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친환경적 소비로 알고 있는 사실이 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지 함께 알아보자.

 
환경문제의 대두

플라스틱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쓰는 일회용 비닐봉투, 음료를 받을 때 쓰는 컵, 빨대 등은 모두 플라스틱이다. 이 플라스틱은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한 번 쓰인 후 바다로 버려진다. 전 세계에서 1년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총 800만 톤이라는 걸 보면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해양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양생물들이 먹이인 줄 알고 착각하여 먹어 해양생물들이 고통받고,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이렇게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이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작년 8월 1일에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의 1회용 컵 사용이 금지됐고, 올해 4월 1일부터는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 대형 슈퍼마켓에서 1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다. 다회용 컵 사용 시 음료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의 정책적 변화가 있었다. 또한 sns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이 시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텀블러를 sns에 인증하고 다회용 컵 사용을 지향하는 노력이 있었다. 이를 통해 실제적으로 텀블러 구매량이 급증했고, 비닐봉지가 아닌 에코백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다른 환경문제

하지만 이 대안은 또 다른 환경문제를 낳는다. 텀블러와 에코백을 과도하게 많이 사다보니 오히려 일회용 컵, 비닐봉지보다 더 큰 환경문제로 대두됐다. MBC 프로그램 14F에서는 텀블러는 100번 이상 에코백을 100번 이상 사용해야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텀블러의 경우, 가장 비환경적인 물질에 해당되는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금속과 플라스틱의 원료인 석유는 채굴할 때부터 자연에 막대한 변화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는 또 다른 환경문제를 낳는다.
특히 금속 광산 주변은 폐석, 침출수, 암석먼지 등에 섞인 금속으로 인해환경이 심각하게, 장기간 파괴된다. 폐석은 광산 개발 중 발생하는 다양한 부산물들을 이야기하는데 이 속에는 중금속이 들어가 있다. 폐석이 땅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토양과 수질 오염으로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침출수는 폐기물 최종처분장에서 침출되어 나온 더러운 물을 이야기한다. 침출수에는 페놀과 납과 같은 독성물질이 들어있어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텀블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렇게 환경문제가 많이 생긴다.
또한 두 번째로는 종이컵보다 텀블러가 생산 공정에서 훨씬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오염물질도 더 많이 배출한다. 텀블러를 만드는 과정에서 금속 제련과 석유정제에는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들어가게 된다. 이는 에너지 낭비로 환경오염이 된다.
세 번째로는 세척문제이다. 텀블러는 씻어서 써야 하므로 그 때마다 몇 리터의 물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때마다 세제가 하천으로 방출되어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이 모든 걸 감안해서 일반 플라스틱 컵보다 텀블러가 친환경적이라면 1000번 이상은 사용해야한다. 하지만 2018년 11월 28일 한국소비자원에서 (사)한국부인회총본부와 공동으로 주요 도시 내 커피전문점 75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 750명 중에서는 694명(92.5%)이 1회용 컵을 사용했고, 텀블러 사용자는 56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수치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는 텀블러 구매율은 늘고 있지만 정작 카페에서 사용하는 비율은 낮다는 걸 알 수 있다. 

환경보호의 의미가 사라진 에코백

또한 비닐봉지의 대안으로 나왔던 에코백도 “환경보호”의 목적보다 최근에는 패션 아이템으로 부각되면서 가볍게 들고, 많이 사는 페스트 패션과 함께 환경쓰레기로 전락했다. 과거 환경을 지키자는 의미로 천연 면과 같은 것을 만든 것이 ”에코백“이었지만 이제는 만들 때 새로 딴 면화를 소비하거나 합성 원단으로 만든 가방이 많다. 에코백도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지구에 오염을 더하고 있다. 또한 환경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도 좋고, 다른 물건들에 비해 원가가 낮기 때문에 많은 단체들이 기념품, 증정품으로 에코백을 무분별하게 프린트하다보니 오히려 환경 파괴에 일조를 하게 되는 것이다.

먹는 컵, 감자 접시, 친환경 플라스틱

그래서 진정한 대안이 되지 못하는 텀블러와 에코백 대신에 먹는 컵과 감자 접시와 같이 플라스틱 대신에 다른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 먹는 컵은 해조류를 가열시켜 녹은 것을 모양대로 굳힌 다음에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감자 접시는 주원료인 감자로 만들고, 소금과 설탕으로 맛을 약간 첨가한 접시이다. 이 둘은 모두 굳이 먹지 않고 버리더라도 땅에 묻으면 자연스럽게 분해가 되기에 환경에 굉장히 긍정적인 대안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음식점에서 사용되는 방법이기에 텀블러가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컵과 접시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친환경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이 친환경 플라스틱은 기존 폴리에틸렌 원료에 생분해제를 1% 정도만 섞어 만든 것이다. 산화 생분해제가 플라스틱의 고분자 구조를 저분자 구조로 바꿔주는 역할을 해서 3년 이내에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게 한다. 이 기술을 사용한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게 사회에서 함께 진행해야 한다.

환경을 위한 사용

환경보호의 대안으로 나왔던 것들이 무분별한 소비로 인해 대안의 의미가 사라지고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했다. 진정으로 환경을 보호에 대안이 되려면 예쁘다고 텀블러나 에코백을 많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하나로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텀블러는 적어도 플라스틱 컵 대신 1000번 이상은, 에코백은 비닐봉지 사용대신에 100번 이상은 사용해야 플라스틱 문제의 대안으로 나온 것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