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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674 호 [영화로 세상읽기] 너의 삶이 나의 삶으로

  • 작성일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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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833
허정은

어벤져스:엔드게임(2019)
감독 : 안소니 루소


 2019년 4월 24일에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주가 지난 지금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 1일째에 관객수 100만을 돌파하고 11일째에 누적 관객수 1000만을 돌파하며 국내 최단 기록을 갱신하였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지난 11년간의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이다.
이 영화 개봉에 앞서 루소 감독 형제는 관객들에게 트위터를 통해 편지를 보여주며 침묵을 요청하고 스포일러 금지령을 내렸다. 지난 6일 이후 스포금지령이 해제되었지만 본 영화평이 스포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하길 바란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마블 히어로의 양대 산맥인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퇴장 방법이 서로 다르다. 영화 ‘아이언맨 1’에서 토니 스타크는 스타크 인더스트리라는 무기개발 회사의 사장으로 기업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무기가 테러리스트에게 사용되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약자를 도와주는 아이언맨으로 활동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철저한 기업가로서 자신의 이익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초반에서는 자신의 가족을 먼저 살피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 ‘어벤져스’에서 아이언맨은 세계안전보장이사회가 승인한 핵미사일을 갖고 우주로 날아가 세상을 구하였으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도 인피니티 스톤을 사용하여 모두를 구해냈다.
 반면 캡틴 아메리카는 임무 수행 중 자신의 친구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였다. 마지막에는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는 비행선에 탑승한 후, 자신을 희생하여 그 비행선을 북극에 추락시켜 세상을 구한다. 70년이 지난 이후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활동할 때에도 자신의 신념과 정의를 지키며 모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애썼다. 또한 이 영화의 전투신을 살펴보면 캡틴 아메리카가 토르의 망치 묠니르를 들고 싸울 수 있을 만큼 ‘고귀한 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토르 1’ 시작에서 토르는 자신의 왕국인 아스가르드만을 위해 무분별하게 전쟁을 일으키고 다른 종족은 무참하게 살해하였고 결국 망치의 권능을 잠시 빼앗긴 적이 있다. 남을 생각하지 못하고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고귀하지 않은 자’에게는 망치를 들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캡틴 아메리카가 모두를 위하는 ‘고귀한 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면 캡틴 아메리카가 다 사용한 인피니티 스톤을 제자리에 두고 자신만의 삶을 살다가 현재로 돌아온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남을 위하는 삶이 아닌 온전히 자신만을 위하는 삶을 산 캡틴 아메리카는 현재에 와서 캡틴 아메리카의 자리를 2대에게 물려주고 영웅의 자리를 벗어난다.
 두 영웅은 어벤져스의 두 리더였지만 각자 삶의 방식이 달랐으며 은퇴의 방식도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아이언맨은 자신의 죽음에서 보여주었으며 아이언맨이 살아온 삶의 방식을 캡틴 아메리카가 은퇴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두 캐릭터의 가치관 차이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을 정도지만, 마지막에는 서로의 삶의 방식을 바꿀 만큼 영향을 준 것이 분명하다.
마블의 영화는 지속적으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지난 11년간의 대 장정을 마무리한 그들의 퇴장은 우리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