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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674 호 [교수칼럼] 박물관과 함께하는 유학생 문화 나눔<단오맞이 전통체험>

  • 작성일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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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람

하희정 교수 (의류학전공)


벚꽃이 한창이더니 어느덧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5월이다. 라일락 향기를 맡으면 곧 모내기 시기가 오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초여름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 5월 단오도 생각이 난다. 설, 추석, 한식과 함께 4대 명절에 속하는 단오는 음력으로 5월 5일이다. 단옷날 우리는 풍요와 건강, 안녕을 기원하며 세시풍속을 즐기면서 수리떡을 먹는다. 중국에서는 쫑쯔를 먹고 용선 경기를 하면서 굴원을 추모한다. 일본은 중국과 같이 쫑쯔를 먹고 우리나라처럼 창포를 사용하지만 음력이 아니고 양력 5월 5일이 단오이다. 단오의 또 다른 이름은 천중절, 수릿날로서 신성한 날, 최고의 날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단오와 관련하여 여러 지역에서는 다양한 의례와 행사가 행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례 깊고 유명한 단오 축제로는 강릉단오제를 들 수 있다. 민족 전통 민속 축제의 원형성을 간직하고 있는 강릉단오제는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등록되었고,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지난 5월 9일에는 ‘지나온 천년·이어갈 천년’을 주제로 2019년 강릉단오제 시작을 알리는 신주미봉정 및 빚기 행사가 열렸다. 신주미는 집안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고 액운을 막기 위해 신에게 바칠 술을 담그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6월 3일부터 6월 10일까지 씨름, 그네, 투호, 줄다리기, 윷놀이 등의 민속놀이 행사가 이어지며, 단오신주·수리취떡 맛보기, 창포 머리감기, 단오부채그리기 등의 다양한 전통 체험이 이루어진다.  단오는 고대의 제천의례가 그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오에 행해지는 대표적인 풍속으로는 씨름, 그네뛰기, 활쏘기 등이 있으며, 녹색과 홍색의 단오빔을 입고 단오장이라 하여 창포물로 감은 머리에 창포 뿌리로 만든 창포잠을 꽂는 치장을 하였다. 


혜원 신윤복의 그림 좥단오풍정좦을 떠올리면 쉽게 상상이 갈 것 같다. 창포잠 양쪽에 붉은 색의 연지를 바르거나 수·복자를 썼는데, 이렇게 하면 악귀를 쫓아 액운을 막고 건강과 복을 가져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갓 채취한 취에 쌀가루를 버무려 만든 수리떡을 올려놓고 단오고사를 지낸다. 수리떡은 단오를 맞아 만들어 먹는 절식으로 건강을 기원하고 더위와 액운을 피하고자 한 것이다. 수리취가 주재료라 쌉싸름한 맛을 낸다. 취 종류 중에 참취와 곰취는 나물로 주로 사용되고, 수리취는 색과 향이 좋아 나물보다는 떡을 만드는데 주로 이용되어 떡취라고도 부른다. 수리취떡으로 인지도가 높은 곳은 강릉단오제가 열리는 강원도로 취의 특성상 산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라 이곳에서 많이 채취되는데, 강릉단오제 생활권인 정선이 수리떡으로 특히 유명하다.  더위를 잘 이겨내라는 의미에서 선물로 주고받는 단오부채인 단오선도 있다. 공영에서 대나무 생산지인 전주·남원 등에 부채 도안과 부채 제작 방법 등을 일러주고 부채를 만들어 진상하도록 하였는데, 이 부채를 임금이 신하들에게 하사하고, 신하들은 자신의 친척들과 친지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생겨난 풍속이라고 한다. 부채는 크게 원선과 접선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원선은 부채살에 비단이나 전통 한지 등을 붙여서 만든 둥근형의 부채이고 접선은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부채를 가리킨다. 


우리대학 박물관에서도 2019 박물관과 함께하는 유학생 문화 나눔 행사로 5월 29일 학술정보관과 밀레니엄관 사이에서 〈단오맞이 전통체험〉 행사를 실시한다. 재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단오부채 만들기, 수리떡 맛보기 등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경험 할 수 있는 〈단오맞이 전통체험〉을 통해 올 여름도 건강하고 무탈하게, 시원한 여름나기가 되기를 기원하기 위한 것이다.대나무를 쪼갠 살들 위에 닥나무를 원료로 한 전통 한지로 감싸 만든 단오부채를 부치고 있노라면 어느새 더위는 사라지고 걱정과 근심도 날아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