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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26 호 패션 트렌드, 어디까지 알고 있니?

  • 작성일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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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545
김상범

패션 트렌드, 어디까지 알고 있니?



올해의 패션 트렌드는 무엇일까


  올해의 패션계는 정말이지 다사다난하다. 패션계의 특성상 나이대와 성별, 그리고 트렌드에 맞춰서 코디하는 것이 원칙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패션에 있어서 그 장르와, 문화, 나이, 성별 등을 막론하고 다양한 패션들이 나오고 있다. 이제는 패션이라는 분야 속에서 나이, 성별, 장르와 같은 장벽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마음껏 표현하고 뽐내는, 즉 성별 구분도, 메가트렌드도 없는 그야말로 ‘나다움’에 집중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트렌드 키워드를 꼽아 보자면 세기말 패션과 뷰티의 정점인 ‘Y2K’, 조용하고 호화로운 상류층의 패션인 ‘올드머니’, 발레의 우아함과 편안함을 강조한 ‘발레코어’, 스포츠와 레저웨어의 복합물인 ‘블록코어’가 있다. 이 중 올드머니와 발레코어, 그리고 블록코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아한 발레, 발레코어

▲ 발레코어 룩을 선보이는 블랙핑크의 제니

(출처: 더블유 코리아 https://www.wkorea.com/2023/02/10/%EC%98%AC%EB%B4%84%EC%97%94-%EC%9A%B0%EB%A6%AC-%EB%AA%A8%EB%91%90-%EB%B0%9C%EB%A0%88%EB%A6%AC%EB%82%98%EA%B0%80-%EB%90%A0%EC%A7%80%EC%96%B4%EB%8B%88/)


  발레코어(Balletcore) 룩은 패션의 영원한 뮤즈인 발레리나로부터 그 유래가 시작된 것으로, ‘발레’와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이라는 뜻의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이다. 단어 그대로 발레복을 일상복에 접목시킨 패션 스타일을 의미하며 기존 발레복의 튜튜, 워머, 스트랩 슈즈, 트레이닝 팬츠 등을 응용해 코디한 룩이다. 주로 발레할 때 신는 신발인 ‘토 슈즈(Toe Shoes)’와 함께 무용수가 착용하는 옷인 ‘레오타드(Leotard)’와 ‘튀튀(tutu)’를 본떠 만든 옷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인 ‘니삭스’를 코디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거리에서 여성들에게 자주 보이는 코디로 길고 때로는 두꺼운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 신은 채 치마와 신발 또는 구두로 매칭하는 것이 바로 이 발레코어라고 보면 된다.


  사실 발레코어 룩은 발레 춤의 긴 역사만큼이나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었지만, 눈에 띄지 않아 스타일화 되지 않았기에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 1900년대 초에는 기성품이라고 불릴 만한 정식 발레복이 없었기에, 당시 댄서들은 스스로 개조된 스트리트 웨어를 입어야만 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댄스 웨어 자체에 대한 관심과 접근성이 높아졌고, 이에 힘입어 신축성이 좋은 원단으로 제작된 레오타드와 타이즈 등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특정 아이템들이 대두되기 이전에는 고전 발레의 무대 의상인 튀튀 스커트에서 영감을 받은 이브닝 드레스가 출시되었고, 1940년대부터는 토슈즈에서 착안한 발레 플렛이라는 새로운 디자인이 등장하여 이 편안한 착화감 덕분에 연령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신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시 지금의 발레코어로 돌아와서, 예전의 발레코어 초창기 시절 스트리트 웨어나 드레스가 그 주를 이루었다면, 현 발레코어는 슈즈부터 시작해 양말 등의 기존 발레 아이템과 다른 스포츠 웨어 또는 평상복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룩을 만들어낸다. 2023년 발레코어 룩의 핵심은 무엇보다 편안함이다. 발레 플렛과 슬림한 핏의 보디 슈트, 활동성이 좋은 조거팬츠와 롱 플레어스커트, 멋과 보온성을 겸비한 레그 워머까지의 이 모든 것들이 우아함과 편안함이라는 발레의 기본 특징을 반영한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기존의 유행하던 발레 스타일과는 달리 현대적인 감성으로 기능성까지 잡아 내었다.


  이렇듯 발레코어에 대한 관심과 그의 인기가 급상승한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발레코어 룩이 2030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큰 이유를 살펴보자면, 발레를 취미로 배우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에 있다. 한동안 요가와 필라테스 열풍이 불면서 ‘애슬레저 룩’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과 비슷하다. 직종이 아닌 취미로써의 발레를 접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발레코어 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이에 따라 관련 상품들이 인기를 끌게 되어 발레코어 룩을 즐겨 입는 여성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이는 인스타그램에서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이 아닌 “#오발완(오늘 발레 완료)’이라는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유행의 정도를 체감할 수가 있다. 또한 발레의 경우에는 여성들이 코어근육을 기르기 위해 강좌를 듣는 경우가 많아져 관련 의상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기도 했으며, 제니와 뉴진스 등 많은 스타들이 선두로 나서 발레코어 룩을 선보이면서 여성들 사이에서 너도나도 다 따라하게 되는 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게 된 점도 있다. 더불어 블랙핑크, 뉴진스, 르세라핌 등이 즐겨 입으며 입소문을 탄 것에 이어 그레타 거윅 감독의 신작 영화 ‘바비’ 열풍에 발레코어와 바비코어 관련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 번개장터의 중고거래 트렌드 현황

(출처: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29T8MHGAK4)


  번개장터는 올해 8월 1일 지난 상반기 ‘발레코어’ 검색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3692% 늘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발레코어 룩의 메인 아이템으로 꼽히는 발레플랫(113%), 발레리나슈즈(317%)와 발레 콘셉트의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는 토슈즈(322%), 레그워머(156%) 등의 검색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최근 들어 발레코어 룩에 대한 인기가 상승하면서 발레코어와 바비코어 관련 제품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국내 개봉한 그레타 거윅(Greta Gerwig) 감독의 신작 영화 ‘바비(Barbie)’가 북미 최고 오프닝을 경신하며 국내외 패션계에 ‘바비코어’ 바람을 일으키는 가운데, 올 상반기 트렌드를 점령한 ‘발레코어’ 또한 인기가 매우 높다.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발레코어 룩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발렌티노 발레리나, 마르지엘라 발레리나, 미우미우 발레리나의 검색량은 각각 800%, 271%, 165%가 증가하며 모두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런 평범하면서 평범하지 않음을 특징으로 한 발레코어의 스타일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코디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기반으로 발레코어와 함께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아이템들에 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질 것이며, 발레코어 룩은 계속해서 패션 업계의 핫 트렌드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티 유니폼의 변신, 블록코어

▲ 뉴진스가 데뷔 앨범 타이틀 곡인 ‘어텐션’ 활동 당시 선보인 블록코어 룩

(출처: 엠넷 엠카운트 제공. 한국일보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62611370004485)


  광활한 패션의 세계 속에서, 스포츠 선수나 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스포츠 유니폼이 최근 국내외 패션 시장을 뜨겁게 달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에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과 믹스매치해 스타일링하는 ‘블록코어(Blokecore) 룩’이 패션계를 강타했다. 블록코어란 ‘녀석’을 뜻하는 영국 속어 ‘블록(Bloke)’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뜻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탄생한 패션 신조어다.


  해외에서 일찌감치 입소문을 타고 패션 트렌드로 부상한 블록코어 룩은 국내에서는 지난해 데뷔한 그룹 뉴진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무대 공연 당시 멤버 전체가 입고 나왔던 스포츠 유니폼과 유명 브랜드의 콜라보에서 보여지는 힙함과 에너지는 스포츠 패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등장이 매우 신선했다. 특히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작년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바가 있다.


  블록코어는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인의 사고 방식과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인 축구에서 유래되었다. 이는 90년대 영국 주점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로 소위 조기 축구를 마치고 축구 유니폼을 입은 채 술을 마시러 주점으로 가거나 혹은 동료들과 함께 주점에서 경기를 관람할 때 응원하는 팀의 축구 유니폼을 입는 문화에서 시작되어 최근 젊은 MZ세대의 패션 스타일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스포티한 뉴 패션 트렌드가 되었다. 한마디로 축구 유니폼이라 부를 수가 있겠으나 모든 패션이 그렇듯이 한 가지 분야만을 칭하는 것은 아니며 축구 유니폼을 모티브로 두었다는 점에 집중하면 될 듯하다. 흔히들 휘황찬란한 색감으로 가득한 축구 유니폼을 상의에 걸치고 나머지 스타일링은 평소에 입던 의류로 매칭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질적으로는 2021년 12월, 틱톡커 브랜던 헌틀리의 동영상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이 짧은 영상이 28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이에 사람들이 옷장에서 유니폼을 꺼내 각자의 스타일을 선보였고, 축구를 좋아하는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패션 트렌드가 된 것이다.

▲ 각자의 개성으로 완성시킨 블록코어 룩(왼쪽부터 해린, 김나영, 카리나, 김보라) (출처: 한국일보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62611370004485)


  이 룩의 기본적인 스타일은 아디다스와 협업한 웨일스 보너, 마틴 로즈, 에임 레온 등 많은 브랜드에서 축구 유니폼을 모티브로한 아이템들로 구성된다. 미니 스커트나 탱크 탑처럼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트렌드는 아니지만 애슬레저보다 좀 더 캐주얼하면서도 구체적인 아이템을 요구하기도 한다. 블록코어의 정석이라 하면 보통 빈티지한 레플리카 풋볼 탑, 종종 리바이스 브랜드로 대표되는 배기 진이나 일자형 청바지, 그리고 아디다스 운동화가 강조된다. 결국 블록코어의 시작에는 본인만의 축구 유니폼, 특별하지 않은 청바지, 아디다스 운동화가 있고 이게 블록코어의 전부라고 보아도 될 듯 하다. 그리 특별하지 않은 운동 유니폼과 운동화만으로 매칭하는 스타일링에서 오히려 특별하지 않기에 더 끌리는 오리지널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의 룩이 블록코어다.


  블록코어 룩의 스타일링에는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 번째는 언밸런스 믹스 매치를 하는 것이다. 축구 저지와 후디를 레이어드하거나, 같은 컬러감의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레이어드 해보는 것이다. 미니스커트를 더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과의 매칭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서 핵심은 축구 저지의 뻔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디다스 트랙 탑을 사수하는 것이다. 반드시 저지만 입지 않아도 된다. 트랙 재킷으로도 특유의 바이브를 충분히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랙 팬츠와 셋업으로 입는 것도 좋지만 데님 팬츠나 카고 팬츠를 더하면 훨씬 웨어러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세 번째는 축구 스카프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다. 진짜 고수들은 액세서리로 스타일링의 완성도를 높이는 법이다. 액세서리 중에서도 스카프는 화려한 색감과 프린팅으로 시선을 사로잡아 밋밋한 룩에 위트를 더해줄 수도 있고, 본인이 응원하는 팀의 디자인으로 은근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좋다.

▲ 1993스튜디오/나이스고스트클럽/마하그리드의 블록코어 룩(왼쪽부터)

(출처: 어패럴뉴스 http://m.apparelnews.co.kr/news/news_view/?idx=206764)


  블록코어의 인기 비결 역시 유명인의 착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인기 아이돌이나 셀럽이 블록코어 룩을 착용하고, 그 모습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시원한 소재, 우수한 디자인 등의 요소가 인기와 유행에 있어서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패션계로서는 새로운 트렌드에 속하지만 축구, 야구, 농구 등을 비롯한 전반적인 스포츠 유니폼 스타일의 룩으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입는 패션이기에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으며 유행이 시작되면서는 흔한 스타일로 더 즐겨 찾는 부분에 그 이유가 있다. 평소에도 많이 봐왔고 입었던 패션으로 나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도구로서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에 새로운 도전이라는 부담이 들지 않고 이미 적응이 되었기에 거부감도 없고 더 찾게 되는 매력이 있다. 또한 시원한 소재로 만들어져 30도가 넘는 날씨와 습한 장마철에 안성맞춤이며, 우수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운동복으로 코디에 어려움이 없이 일상에서 편하게 입고 다니기 좋은 점도 있다. 이렇게 힙하고 스포티하며 자기 개성까지 표현이 가능한 블록코어는 갖가지 매력으로 올해 가장 핫한 패션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렇게 살펴본 두 가지의 코어 룩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스포츠를 중심으로 유행한다는 것이다. 블록코어 룩, 발레코어 룩 모두 축구, 발레라는 스포츠와 연관되어 있다. Z세대 사이에서도 운동과 스포츠가 취미생활로 급부상하며 패션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또한 스포츠웨어가 힙스러움을 연출하기에 힙함을 추구하는 Z세대의 성향과 부합하며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 속 패션만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면서 어떤 형태로 발전하게 될지의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앞으로의 패션 트렌드가 더 기대된다.



올해 하반기 패션 트렌드, 올드머니란?


  올드머니(Old Money) 록은 2023년도 하반기부터 새로 유행하는 패션이다. 미국 Z세대로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트렌드로 집안 대대로 자산을 상속받는 상류층, 일명 '금수저'의 패션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상류층들은 튀는 럭셔리를 즐기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유지한다. 


  대표적으로 영국 다이애나비와 요즘 인스타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펠리를 예시로 들 수 있다.

▲ 올드머니 버추얼 인플루언서 펠리(출처: @feli.airt 계정 인스타그램 캡처 https://instagram.com/feli.airt?igshid=OGQ5ZDc2ODk2ZA==)


  올드머니 룩을 잘 보여주는 미국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펠리 또한 30만 명이라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펠리는 블랙, 화이트, 베이지, 브라운 등 뉴트럴 컬러의 옷을 입어 올드머니 룩의 정석을 보여준다.


  올드머니는 이전 트렌드처럼 명품 로고나, 화려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색, 단정한 질이 좋은 고급 원단을 사용한 옷으로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패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올드머니 룩은 크게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패스트패션과 달리 지속 가능한 패션 아이템이 유행하는 만큼 소비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의 클래식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선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드머니, 왜 트렌드가 되었을까?


  이 트렌드가 부상하게 된 이유 중 첫 번째는 불경기를 뽑을 수 있다. 물가가 계속 상승하며 젊은 세대에게 상류층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그들처럼 보이고자 하는 심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패션 심리학자 샤카일라 포브스 벨(Shakaila Forbes-Bell)에 의하면, 사람들은 부유층에 진입할 가능성이 적다고 느낄 때 명품 제품을 더 많이 검색한다고 한다.


  오랜 기간 부를 축적해온 올드머니가 될 수는 없지만, 그들의 패션을 모방하기에는 비교적 어렵지 않다. 두 번째는 '뉴머니', 일명 코인, 주식 등으로 자수성가한 신흥 부자들의 부를 과시하는 것에 대한 반감을 들 수 있다. 뉴머니들을 보며 선망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얄밉고 시기의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분석이다. 



올드머니 패션 거래 증가


  단순히 네이버 키워드로 '올드머니'와 '올드머니 룩' 키워드 언급량은 3분기의 시작인 7월 기준 전월 대비 각 2.6배, 9.9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 뿐만이 아니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패션 시장에서도 올드머니룩 판매율이 상승하고 있다.


  주로 중고 물품 거래자 중 76%는 MZ 세대로, 온라인 중고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8월과 비교하여 9월 '올드머니' 검색량은 381%나 늘어났다. 번개장터 이외에도 다른 중고 플랫폼에서도 중고 거래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리싱크도 최근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리셀 및 중고 명품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0%나 증가했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의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6월부터 올드머니 키워드 검색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며 두 달 만에 60%까지 올랐다. 여름에도 실크, 새틴, 캐시미어 등 올드머니 트렌드에 쓰이는 고급 소재 의류들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중고 명품 전문기업 구구스에서는 클래식한 디자인이나 고급 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들의 거래액이 상승한 것과 달리, 브랜드 색채가 강한 브랜드 중 하나인 구찌는 의류와 가방 모두 감소세를 보이는 등 유행으로 인해 달라진 소비자들의 수요를 알 수 있다.

▲ 구구스의 의류 브랜드 매출액 증가와 감소(출처: https://www.pinpoi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980#google_vignette)


  패션업계에서도 이번 유행을 고려하여 상품 판매를 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10월 12일 몽골 캐시미어 브랜드 '고요' 론칭 후 올드머니룩을 대표하는 소재들을 사용한 아이템들을 선보이며 방송 60분간 주문 수량 5000세트, 주문금액 10억 원을 달성한바 있다.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무신사 스토어에서 캐시미어 검색량은 25%가량 증가했고,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하여 스웨터와 니트 카테고리 거래액 또한 44% 이상 증가했다. 마르디 메크르디, 쿠어 등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고급스러운 소재를 강조하는 신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 신중한 소비가 필요하다


  이처럼 수많은 패션정보를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종류의 SNS의 활성화로 인해 유행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Y2K, 발레코어룩 등 일년사이 여러 패션들이 유행했고, 이에 맞추어 의류업계는 새로운 디자인의 옷들을 유행에 맞추어 제작했다. 이로 인해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자신을 표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


  올해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에서도 패션 시장이 점차 커져가는 추세이다. 패션업계가 점차 MZ 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만큼, 앞으로 소비하는 입장에서 구매하기 전 더욱 현명한 자세가 요구된다. '나' 라는 주체를 드러내다 보니 타인의 패션에도 민감하게 만들지만, 유행을 과도하게 따라 가격에 부담을 느끼면서까지 패션을 즐기려는 건 아닌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따라가기 위해 계속해서 옷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중적이고 저렴한 편인 SPA 브랜드는 상품의 질이 좋지 않아 오래 입지 못하고 금방 버려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구입이 부담스러운 대학생들에게는 패스트 트렌드, 올라가는 물가에 맞춰 새로운 옷을 구입하는 것은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또한 지구 온난화의 측면에서 바라보아도 소비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2022년 올라온 BBC NEWS 코리아 영상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연간 6만 t의 헌 옷이 칠레로 운반된다. 이 중 되팔리는 옷인 약 15%를 제외하고 나머지 절반 이상은 불법 매립된다고 한다. 옷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물이 필요해 땅, 바다를 오염시킨다.



신희원, 양시원 기자